전기차 충전이 주유만큼 빨라지는 날이 생각보다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중국 체리자동차가 배터리를 7분이 채 안 돼 거의 가득 채우는 충전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미국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 보도를 바탕으로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빠졌는지 정리했습니다.
6분 50초 만에 10→97%, 체리 '볼트 드래곤' 공개
인사이드EV에 따르면 체리는 10월 20일 중국 우후에서 열린 글로벌 혁신 콘퍼런스에서 '볼트 드래곤'이라는 충전 기술을 시연했습니다.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장치, 차량과 전력망이 전기를 주고받는 V2G 기능을 한데 묶은 충전소와 함께였습니다. 체리의 공식 발표 내용은 5분 충전으로 500km(약 311마일)를 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눈길을 끄는 숫자는 현지 매체 보도에서 나왔습니다. 카뉴스차이나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상온 시험에서 배터리를 10%에서 97%까지 채우는 데 6분 50초가 걸렸습니다. 충전 장비의 최대 사양은 1.44메가와트, 1,500암페어입니다.
다만 매체는 차가 실제로 1.44메가와트를 받았다는 뜻은 아니며, 설령 그랬더라도 충전 내내 그 출력을 유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국내에서 흔히 쓰는 초급속 충전으로 10→80%를 채우는 데 20분 안팎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가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시나요?
어떤 차에, 언제? 빠진 정보가 더 많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체리의 영문 보도자료는 5분 500km 주장과 함께 2029년까지 전 세계에 V2G 충전소 2만 곳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6분 50초라는 기록은 담지 않았습니다. 시험 차량이 무엇인지, 배터리 용량은 얼마인지, 이 기술이 언제 시판차에 들어가는지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500km라는 주행거리 역시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는지 밝히지 않았는데, 인사이드EV는 중국 기준인 CLTC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CLTC는 실주행보다 수치가 넉넉하게 나오는 편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체리는 사용 편의성을 강조했습니다. 충전 케이블과 커넥터를 합친 무게가 2kg에 불과하고, 작동 소음은 50데시벨 아래라고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로봇 팔이 알아서 충전기를 꽂아 주는 방식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체는 체리가 단순히 빠른 충전 속도보다, 발전과 저장, 양방향 충전을 아우르는 충전소 전체를 보여 주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비야디·지리·훙치까지, '초 단위' 충전 경쟁
체리가 뛰어든 중국의 충전 경쟁은 이미 초 단위 싸움이 됐습니다. 2024년 3월 리오토는 미니밴 메가로 12분에 500km 충전을 내세웠고, 같은 해 지커는 개선된 LFP 배터리로 10→80% 10.5분을 광고했습니다. 판을 키운 건 비야디였습니다.
2025년 3월 1,000볼트 '슈퍼 e-플랫폼'을 공개하며 5분 충전으로 400km를 달린다고 발표했고, 이 기술을 쓴 첫 차로 한 L 세단과 탕 L SUV를 지목했습니다. 1년 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10→70% 5분, 10→97% 9분을 내세웠습니다. 훙치는 실험용 배터리로 10→97% 8분 3초를, 지리는 9월 2,250kW 충전 시스템으로 시제차 기준 10→97% 8분 40초를 주장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체리의 6분 50초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사이드EV는 양산 계획이 빠져 있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시연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살 수 있는 차에 언제 들어오느냐가 아닐까요?
중국차 공세, 한국 소비자에게 남는 질문
체리는 충전 기술뿐 아니라 해외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사이드EV는 같은 시기 체리가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랜드로버를 닮은 SUV를 영국에 들여온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충전 속도를 앞세워 기술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에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연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몇 가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판매차에 적용되는지, 그 출력을 낼 수 있는 충전기가 주변에 얼마나 깔려 있는지, 그리고 반복된 초고속 충전이 배터리 수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입니다.
비야디가 해당 기술을 쓴 차종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과 달리, 체리는 아직 어떤 차에 들어갈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충전 시간이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보다 짧아지는 날은 분명 다가오고 있지만, 그 혜택을 실제로 누리려면 차와 충전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체리 볼트 드래곤의 충전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공식 발표는 5분 충전에 500km이고,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상온 시험에서 10→97%를 6분 50초에 충전했습니다.
Q. 이 기술은 언제 어떤 차에 적용되나요? A. 체리는 시험 차량, 배터리 용량, 출시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Q. 다른 중국 업체들의 초급속 충전 기록은 어떤가요? A. 비야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10→97% 9분, 훙치는 8분 3초, 지리는 시제차 기준 8분 40초를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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